뒤에서 빨리 가라고 빵빵… 비켜줘야 할까?
운전 중 뒤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
빵! 빵빵!
룸미러를 슬쩍 봅니다.
뒤차가 바짝 붙어 있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는 긴급회의가 열립니다.
“내가 너무 천천히 가나?”
“비켜줘야 하나?”
“제한속도 맞춰 가고 있는데 왜 저러지?”
심지어 뒤차가 다시 한번
빠아앙!
하면 괜히 내가 도로 전체를 막고 있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듭니다.
그렇다면 정말 뒤차가 빨리 가고 싶어 하면 무조건 비켜줘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빵빵했으니 무조건 비켜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뒤차가 빵빵하면 무조건 양보해야 할까?
도로교통법에는 ‘진로 양보의 의무’가 있습니다.
뒤에서 따라오는 차보다 느린 속도로 가려는 경우에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피해서 진로를 양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차로가 나뉘어 있는 도로의 경우에는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뒤차가
“나 급해! 비켜!”
라는 뜻으로 경적을 울린다고 해서 앞차가 즉시 옆으로 피해야 하는 만능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적은 자동차에 달린 ‘도로 리모컨’이 아닙니다.
눌렀다고 앞차가 옆으로 사라지는 버튼도 아닙니다.
제한속도 60km 도로에서 60km로 가는데 뒤에서 빵빵한다면?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제한속도 60km 도로.
나는 60km 정도로 정상적으로 운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뒤차가 바짝 붙더니
빵빵!
합니다.
이때
“뒤차가 화났으니 70km로 올려야 하나?”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뒤차가 빨리 가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제한속도를 초과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속도위반 과태료가 날아왔을 때
“뒤차가 빵빵해서요.”
라고 설명한다고 해서 카메라가
“아, 그러셨군요. 이번에는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할 가능성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카메라는 사정을 모릅니다.
속도만 봅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길을 막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반대쪽 오해도 있습니다.
“내가 제한속도 지키니까 뒤차는 알아서 해!”
라고 생각하면서 일부러 진로를 막거나 경쟁하듯 운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안전하게 차로를 변경할 수 있고 뒤차가 먼저 가려는 상황이라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진로를 열어주는 것이 교통 흐름에는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겁먹고 즉시 비켜주기’도 아니고 ‘절대 안 비켜주기’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뒤차가 너무 바짝 붙는다면?
이 상황이 더 무섭습니다.
룸미러를 봤는데 뒤차 번호판이 너무 크게 보입니다.
“우리 차가 언제 이렇게 친해졌지?”
싶을 정도입니다.
뒤차가 바짝 붙으면 앞차 운전자도 불안해집니다.
하지만 이럴 때 화가 난다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 상대방을 놀라게 하는 행동은 위험합니다.
앞차와 뒤차가 도로 위에서 자존심 대결을 시작하면 승자는 없습니다.
보험회사만 바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가능하다면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진로를 조정해 뒤차를 먼저 보내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그 차가 지나가고 나면 마음도 다시 조용해집니다.
“그래, 먼저 가라. 나는 내 길 간다.”
경적도 마음대로 울려도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적을 울리는 뒤차 역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이거나 연속적으로 경음기를 울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빵!
위험을 알리는 경적과
빵빵빵빵빵빠아아앙!
화풀이용 경적은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적은 위험을 알리기 위한 장치이지 운전자의 분노를 연주하는 악기는 아닙니다.
자동차에 경적은 있어도 피아노 건반은 없습니다.
반복적인 경적에 위협 운전까지 이어진다면?
여기서 상황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안전거리 미확보, 급제동, 위험한 진로변경, 반복적인 경음기 사용 같은 행위를 지속하거나 여러 행위를 연달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시키면 난폭운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뒤차가 공격적으로 운전한다고 해서 같이 속도를 올리거나 맞대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도로에서는 누가 더 성질이 센지를 겨루는 경기가 열리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차로별 통행방법과 앞지르기 방법도 따로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제한속도 지키고 있으니까 어느 차로에서든 계속 달려도 괜찮겠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뒤에서 차가 계속 따라온다면 현재 내가 어느 차로를 달리고 있는지도 확인해 보는 습관이 좋습니다.
결국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뒤에서 경적을 울리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화내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 상황을 확인하세요.
내가 지나치게 느리게 운전하고 있는지, 안전하게 다른 차로로 이동할 수 있는지, 뒤차가 위험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안전하게 비켜줄 수 있다면 먼저 보내도 좋습니다.
하지만 뒤차가 재촉한다고 해서 제한속도를 넘기거나 위험하게 차선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좁은 길이나 보행자가 많은 곳에서는 뒤차보다 앞의 상황을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뒤차의 ‘빵빵’은 명령서가 아닙니다.
무조건 비켜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부러 막고 갈 필요도 없습니다.
안전하게 양보할 수 있으면 양보하고, 위험하다면 무리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뒤에서 아무리
빵빵!
해도 자동차가 갑자기 날개를 펼치고 옆으로 날아갈 수는 없으니까요.
운전할 때 가장 먼저 들어야 하는 소리는 뒤차의 경적이 아니라,
내 앞의 도로가 보내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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